[뉴스인] 김효헌  =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 되면서 사람들은 이제 점점 지쳐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계속된 봉쇄령으로 인해 친구나 친지도 만날 수 없고, 하루에 한 시간으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었다. 사람들이 4월까지는 코로나가 심각한 전염병임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집에 머무는 것이 자신과 이웃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들 생각했었다. 하지만 5월이 되면서 전에 없이 화창한 봄날은 사람들을 집에만 있게 두지 않았다. 사람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으며 여기저기서 이제 봉쇄령의 해제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월 10일 봉쇄령과 관련된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그동안은 재택 근무가 가능하지 않았던 직종의 경우 일을 쉬거나 그만 둘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면 건설현장이나 제조업에 종사하는 직업군들은 이제 현장으로 출근해서 일해도 된다고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가능한 한 대중교통 수단이용을 피해야 하며, 고용주는 근무형태를 교대 근무로 바꾸고 안전한 보행 경로를 계획하여 직장을 안전한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총리는 덧붙여서 대중교통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어려운 상점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러나 이 성명이 발표되자마자 스코틀랜드 정부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성명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스코틀랜드는 봉쇄령을 완화하는 대신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5월 28일쯤 봉쇄령 조치가 완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코로나에 대한 정책이 다르다. 영국 총리의 이 같은 성명이 있었지만 사실 영국의 코로나 사태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고 있다.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기까지는 영국 정부의 안일한 태도 및 뒤늦은 대책 마련이 문제시 되고 있다. 사실 이웃 이탈리아가 초기에 사망자 수가 급증할 때 아무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의 태도를 취해왔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사망자 수가 증가할 때, 아무도 영국이 이렇게 많은 최고 사망자 수를 매일 갱신하리라고는 예측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영국은 주변국 중에서도 단연 최고에 이르는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웃 나라 독일만 해도 이제 어느 정도 코로나가 안정권에 들어섰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이제 진정되는 기미가 보인다. 그리고 그 외 주변국들도 이제 조금씩 폐쇄 조치를 완화하는 단계에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지적해 왔듯, 영국은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아직도 하루에 진단하는 사람 수가 많지도 않다고, 하루 확진자가 1000-2500명 정도 된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하루 1만 5000건이나 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동안에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명단에 양로원이나 다른 부속 기관에서 사망한 사람들은 포함하되지 않았다가 이제 서야 포함한다고 했다. 더군다나 한국처럼 공항에 입국하는 사람들의 코로나 관련 검사와 2주간 격리를 5월이 되어서야 한다고 한다. 정말 얼마나 굼뜬지 생각만 해도 답답할 따름이다. 내 나라가 아닌 이상 뭐라고 말할 수도 없지만 이렇게 느려서야 어떻게 그 많은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인지 안타깝기까지 하다. 황당한 것은 상황이 이와 같은데도 영국 총리는 봉쇄령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R 수치이다. 이 R 수치는 런던이 0.4(10명이 걸리면 4명에게 전염시킴). 잉글랜드 북쪽, 요크 지방이 0.7-0.8, 전제적으로 0.5-1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이제 봉쇄령을 완화해도 된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영국은 시민들을 위한 마스크 공급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많은 사람(60% 정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있다. 5월 21일 자 발표에 의하면 런던 시내의 버스운전자와 종사자사망자 수만 해도 33명이나 된다. 그리고 지난번 기사에서는 영국 경찰들도 코로나 예방을 위한 마스크와 다른 부속품들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상황이 여전히 이렇게나 좋지 않은데 이런 봉쇄를 완화한다는 조치가 과연 옳은 판단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에서 스코틀랜드는 바로 반대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스코틀랜드뿐만 아니라 북 아일랜드, 웨일즈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다가 5월 28일에 완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는 완전한 독립은 아니지만, 각각 어느 정도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중 스코틀랜드가 가장 강력하게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 원인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각각 하나의 독립가로 있다가 1707년 통일이 되었으며, 스코틀랜드는 아직도 분리 독립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코로나에 어떻게 다르게 대응하는지 몇 가지를 알아보았다.

먼저 운동은 그동안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야외 활동이 가능했는데 5월 10일 이후 잉글랜드에서는 시간에 구애 없이 무제한 적으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여가 목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보낼 수 있다고 했다농구, 테니스, 낚시와 같은 스포츠는 같은 세대의 구성원이 참여하는 한 허용되며, 골프장과 볼링장은 단독으로 또는 가족 구성원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공원에 앉아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과 운동을 할 수 있으며, 해변이나 공원으로 운전하는 것도 허용된다. 다만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회적 거리 규칙은 여전히 ​​준수해야 한다.

반면 스코틀랜드에서는 사람들이 하루에 한 번 이상 운동을 할 수 있지만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집 근처에서만 가능하다. 다른 가구와 함께 야외에서 휴식을 취할 수는 없다. 여전히 집에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스코틀랜드 수상은 5월 28일 이후나 공원과 같은 야외 활동이 허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골프나 낚시와 같은 일부 스포츠도 이때부터 재개할 수 있다. 웨일스나 북아일랜드도 현재와 같은 봉쇄는 계속되고 5월 28일 이후부터 달리기, 걷기, 자전거 타기, 수상 스포츠, 골프 등을 포함한 다른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모임에 대한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이제 잉글랜드에서는 다른 세대의 두 사람이 2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한 공원과 같은 야외 환경에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에서는 다른 가구 구성원들은 만날 수 없다고 했다. 5월 28일 이후 도입 예정인 조치에는 사람들이 집 밖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만, 여전히 2m 떨어져 있어야 한다. 잉글랜드의 경우, 쇼핑은 식품 판매장과 기타 생필품 판매장은 계속 열수 있지만, 그 외 상점은 단계적으로 열 것이며 6월 초에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생필품 외의 상점들이 다시 문을 열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교육기관에 대해서는, 잉글랜드의 초등학교는 6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재개 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 초 중 등 학교 학생들이 여름 방학 전에 시험을 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코틀랜드에서는 6월 1일부터 등교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불가능으로 본다고 했다. 8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웨일스도 6월에 학생들의 등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등교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사람은 시기상조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학교 폐쇄로 인한 손실이 더 커서 더는 미룰 수 없다고도 한다. 이렇듯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한나라에 속하지만 다른 정부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매우 다르다. 영국 총리가 발표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잉글랜드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코로나 팬데믹 발병 이후 매일 아침 텔레비전에서는 아침 뉴스가 오후 1시까지 이어진다. 수요일(5.20) 아침에는 총리와 하원의원들과의 질의응답이 생방송(Prime Minister questions) 하고 있었다. 영국은 의원내각제로 총리와 상, 하 의원들로 구성돼있다.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총리의 답변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으로 야유를 퍼부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책임과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여러 차례 '대한민국'을 언급하며 질책과 야유를 하는 것이 문화적 충격이었다. 아침 뉴스에서 필자의 조국 대한민국의 이름을 의원들이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에 대한 영국의 대처방법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영국은 한국에 비하면 코로나 전염병의 후발주자에 속하는데 왜 좀 더 일찍 코로나에 대해 예방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아직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종용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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