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다사랑중앙병원)

[뉴스인] 김태엽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 일부 집단이나 몇몇 사람들의 행태에 국민적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한껏 예민해진 상황에서 발생하는 분노나 스트레스를 술로 해결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운영 중단 권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일부 교회나 주말 저녁만 되면 젊은 청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몇몇 클럽의 행태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국에서 온 유학생 모녀의 제주 여행이 알려지면서 코로나로 인한 일상적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달 가까이 외출을 자제하고 활동을 줄이는 등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들의 행동은 사회적 분노를 일으키기 충분하다”며 “하지만 이러한 분노, 좌절감, 허탈감,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술로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코로나 감염 확산 시기에 자신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알코올은 뇌기능을 떨어뜨려 충동성을 높이고 통제력을 낮아지게 만든다. 통제력이 떨어지면 사고나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 쉬운데, 특히 음주 행위로만 볼 때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돼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다. 게다가 술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욱 키운다.

술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후 섭취하는 알코올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알코올이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우울하고 무기력한 기운에 또 다시 술을 찾게 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다사랑중앙병원 허성태 원장은 “일단 술자리를 시작하면 한두 잔에서 멈추기는 쉽지 않다”면서 “특히 음주로 분노나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해결해 왔던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코로나 감염 위험 상황에서도 술을 찾기 쉬운데, 술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코올 중독은 알코올 사용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뇌의 중독회로가 강화돼 형성되는 뇌의 질환이다. 알코올 중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모두 다르지만 시작은 아주 적은 양의 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술의 양을 떠나 분노나 스트레스를 술로 해결하다 보면 습관이 되고 결국 음주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허성태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 내 주류 소비가 늘고 있는 사실도 눈여겨 봐야 한다”면서 “술은 수면을 방해하고 영양분의 체내 흡수 능력을 떨어뜨리는 등 코로나19 감염 위기 시기에 가장 중요한 면역력 확보를 방해하는 위험 요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 편의점업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주요 상품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주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19년 최근 2년간 매출신장률이 9.9%, 12.3%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피로 회복이 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술은 숙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또한 술은 영양분의 체내 흡수 능력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비타민 B1·B2, 비타민B 복합체의 하나인 엽산, 아연 등과 같은 에너지 대사에 필수적인 영양소들의 흡수를 방해한다.

허 원장은 “일반적으로 부정적 감정이 지속되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부정적 감정을 해결하는 노력은 분명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음주는 오히려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키우고 면역력을 위협하는 요인이므로 음주가 아닌 운동이나 취미와 같은 건강한 방법으로 코로나19 분노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나는 괜찮아’라는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지금과 같은 사회적 분노도 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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