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6일부터 4월18일까지

[뉴스인] 김효헌 = 지난주부터 사순절이 시작 되었다. 사순절의 ‘Lent’는 고대 앵글로 색슨어 Lang에서 유래된 말로 ‘봄’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 전일부터 소급하여 40일 간의 기간으로 산정한 것인데, 속죄일로 명명된 재(灰)의 수요일(Ash Wednesday)을 첫째 날로 시작된다.

 

영국에서는 부활절을 아주 중요한 날로 여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부활절이 국경일이다. 이때 대부분의 학교는 방학을 한다. 영국에서는 3번의 방학이 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부활절방학(Easter holiday)이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부터 참회의 화요일(shrove Tuesday), 팬케이크 먹는 날(pancake day),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종려주일, 세족 목요일(Maundy Thursday), 성 금요일(Good Friday). 이렇게 사순절 시작부터 마지막 부활절까지 다양한 날이 있다. 그리고 부활절의 명칭 Easter는 앵글로색슨 족의 봄의 여신 이오스터(Eoster)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오늘 참회의 화요일(shrove Tuesday), 팬케이크의 먹는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영국에서는 사순절의 첫날을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이라고 하고, 바로 전 날인 화요일을 참회의 화요일(Shrove Tuesday)이라고 한다, 이 참회의 화요일이 바로 팬케이크 먹는 날(Pancake Day)다.

팬케이크 먹는 날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 부터는 예전에는 보통 금식을 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래서 금식하기 전에 집에 있는 밀가루와 전날 남은 계란, 우유, 설탕 등을 다 먹어치우는 것이 되었다. 그래서 이것들을 이용해서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팬케이크의 날과 같이 팬케이크 달리기도 있다.

이것은 1445년 올리(Olney)라는 작은 마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이야기는 교회 종소리를 듣고 교회에 늦은 것을 알고 걱정하여 프라이팬을 들고 달렸다고 해서 팬케이크 달리기가 시작 되었다고 한다. 이 후부터 해마다 재의 수요일 전에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고 팬케이크 경주를 한다. 경주의 규칙은 반드시 요리사 모자를 착용하고 앞치마를 둘러야 하며, 프라이팬에 팬케이크를 놓고 달리는데 최소 한번이상 뒤집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팬케이크를 달리면서 공중으로 뒤집다가 떨어지는 사람도 있고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색 경주다.

 

또 런던에서는 재활의회(Rehab Parliamentary)의 팬케이크 경주가 있다. 두 팀으로 구성되어 하나는 영국의 상, 하원 의원 팀, 다른 하나는 기자 팀으로 서로 시합 하는 것으로 해마다 참회의 화요일에 열린다. 두 팀이 챔피언을 놓고 벌이는 재미있는 릴레이 경주는 기부를 받는 것이다. 이때 기부 받은 돈은 장애인 및 소외당한 사람들을 위해 보건, 사회 복지, 교육 및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된다. 그러나 올해는 재활의회(Rehab Parliamentary)의 팬케이크 경주가 취소되었다. 그 이유는 브렉시트 때문에 취소됐다고 하였다.

 

필자가 다니는 영국교회에서 참회의 화요일에 보통 팬케이크를 먹는데 이번에는 ‘한국호떡’을 제공한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필자의 귀를 의심 했다. 교회에 동양인이라고는 필자뿐인데 어떻게 호떡을 만든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줄리가 마침 10월에 한국을 방문 하게 되어서 호떡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했다. 그래서 줄리에게 호떡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있는지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인터넷으로 요리법을 다 알아 봤다면서 팬케이크처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그래서 팬케이크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호떡은 속에 설탕이랑 개피가루 같은 것이 들어간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하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필자는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왠지 도와 줘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화요일에 가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사실 필자는 한국에 있을 때 호떡을 만들어 먹을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주로 사먹거나 만들어 먹는다고 해도 마트에서 다 만들어진 것을 사는 것이 전부 이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도와주겠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고 반죽을 해서 갔다. 갔더니 너무 고마워하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만들었다면서 반죽을 보여 주었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그렇게 생전 처음으로 외국인을 상대로 호떡을 만들어 보았다. 같이 호떡도 먹고 팬케이크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팬케이크 날을 영국 사람들과 함께 맛있게 보냈다. 영국 사람들이 호떡을 무척 좋아 했다. 비록 솜씨는 없지만 이렇게 한국을 알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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