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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헌의 스코틀랜드 이야기] 어렵지만 기쁨은 2배 '통장 만들기'

기사승인 2018.10.16  10: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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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ixabay)

[뉴스인] 김효헌 = 영국에서 통장을 만들기는 한국만큼 쉽지는 않다. 한국은 통장을 만들고 싶으면 먼저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신분증만 제시하면 되었다. 지금은 조금 까다로워지긴 했지만 예전에는 그랬다.

그런데 영국은 많이 다르다. 우선 통장이 (bank note) 아예 없다. 그리고 통장을 만들려면 반드시 집 주소가 있어야 한다. 집 주소가 없으면 통장을 만들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을 하고 나면 집으로 편지가 와서 당신의 통장은 무엇이며, 계좌번호는 무엇이고, 비밀번호는 무엇이지를 알려주는 편지로 보내준다. 또 그동안 사용한 내역서는 오로지 편지로만 받아 볼 수 있다. 통장은 아예 없다는 말이다. 한국에도 점점 통장이 사라질 거라고는 하는데, 나는 통장이 없다는게 너무 불편하게 느껴진다.

◇통장 만드는 방법

통장을 만들려면 원하는 은행을 선택한 후에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예약을 잡아준다. 주로 1~2주후에 몇 날 몇 시에 오라고 시간약속을 잡아 주면, 그 약속한 날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직 가서 기다려야 한다. 혹시라도 약속한 시간보다 늦으면 다시 예약 날짜를 잡아줄 수도 있다. 그만큼 약속을 중요시 하는 나라이다. 약속한 날에 은행을 방문하면 통장 만들어 주는 사람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여러 개의 개인 실이 있는데 그중 하나의 개인 룸으로 들어가서 어떤 통장을 만들 것인지 등등을 묻고 나서 우리나라처럼 많은 종이에다가 사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원이 타블렛 PC로 문서를 작성을 한 후에 모든 질문이 끝나고 나면 1층으로 내려와서 모든 서류작성이 끝났으며 집으로 메일이 갈 것이라고 하면 끝이 난다.

보통 2주정도 지나고 나면 배이직 카드라고 가장 기본적인 카드가 오고, 비밀번호가 적인 우편물이 각각 편지로 온다. 우리나라처럼 비밀 번호를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은행에서 임의로 비밀번호가 적힌 편지가 오면 그것이 개인의 비밀 번호가 된다. 그리고 나서 우리나라처럼 카드를 가지고 인터넷으로 입력 하던지, 전화로 하던지, 아니며 직접 은행으로 찾아가서 개통을 하고나면 이제 정말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 더, 반드시 카드에 서명을 해야만 한다. 서명하지 않은 카드는 사용할 수가 없다.

처음 통장을 만들기 위해 은행에 가던 날이 생각난다. 딸이랑 같이 약속한 날에 은행을 찾았다. 정말 잘생긴 젊은 영국남자가 우리를 2층으로 안내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 봐서 한국이라고 하니까 "남한? 북한?" 이렇게 물어 본다. 당연히 남한이라고 하니까 북한의 김정은 이야기를 하면서 남한은 안전한지를 물었다. 당연히 안전하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군대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떤 건지 남자들은 다 군에 가는 건지, 또 자신은 대학에 갔다가 자신과 맞지 않아서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며 우리나라 같으면 개인적인 사생활이라서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하면서 통장을 만들었다.

여러 가지 농담과 질문을 번갈아 하면서 아마 40분은 넘게 소요된 것 같다. 젊고 잘생긴 은행원이 우리 딸을 보고 어려 보인다면서 10대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20대라고 하니까 너무 놀라면서 14살 정도로 봤다면서 자신은 22살이라고 했다. 뭐? 22살이라고, 나와 딸은 속으로 너무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은행에서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니라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내가 아는 한국은 은행원이 되려면 최소한 대학은 졸업해야 하고 남자 같으면 군에도 갔다 와야 하고 적어도 30살은 다돼야 은행원이 될 수 있는데 너무 부러웠다.

2층에서 개인적인 질문과 통장 만드는 것이 끝이 나자 다시 잘생긴 젊은 은행원이 우리를 1층으로 안내하고 1~2주 후에 카드가 든 편지와 비밀번호가 적인 편지를 각각 받을 거라면서 혹시 문제가 있거나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개인 명함을 줬다. 이름이 데이비드라고, 끝까지 잘 가라면서 몇 번이나 인사를 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하지도 않을 것이고 정말 말 한마디 없이 통장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2주후에 편지가 왔다. Mis Kim. 나에게도 편지가 온 것이다 너무 기뻤다. 내 이름이 적힌 편지를 받는다는 것이 말이다. 하나는 카드가 들어 있는 편지이고, 다른 하나는 통장의 비밀번호가 적힌 편지였다. 편지의 내용은 비밀 번호가 유출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하며, 비밀번호를 메모리 한 후에 바로 파기하라고 적혀 있었다.

영국은 통장을 만들어도 우리나라처럼 신용카드를 바로 발급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제일 먼저 베이직 카드라고 해서 3개월 정도 카드를 사용한 후에 우리나라의 체크카드라고 일반카드로 전환이 가능하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기본적인 절차인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같으면 아마 못 견딜 것이다. 편리한 면에서는 한국이 무척 앞서 있는 것 같다. 이럴 땐 한국이 정말 그리울 때가 많다.

김효헌 ▶기사제보 newsin@newsin.co.kr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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