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별 교통사고 발생률. (자료=가천대 길병원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노인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75세 이상 운전자는 교통사고로 인한 중증 손상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도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운전면허 관리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조진성 교수가 7월 손상포럼에서 진행한 주제발표 ‘고령자 운수사고로 인한 손상의 특성과 위험요인’에 따르면 고령자일수록 운전 시 교통사고로 인한 중증 손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2012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6년 간 운수 사고 당시 운전자의 나이가 60세 이상인 교통사고 7039건을 4구간(1구간:60~64세, 2구간:65~69세, 3구간:70~79세, 4구간:80세 이상)으로 나눠 분석해 이뤄졌다.

우선 우리나라의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1년 36만명에서 2015년 229만명으로 6.4배 증가했고, 고령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2001년 3786건에서 2016년 2만 4429건으로 6.5배 증가했다.

연구 결과, 교통사고 발생 시 70대 이상에서 중증 손상 정도가 가장 심했다. 또 이 연령대에서는 음주운전이나 안전벨트 미착용 정도도 높았다.

연령대 별 중증 손상 발생률은 1구간을 기준(오즈비 기준)으로 2구간은 1.03배 높았고, 70~74세는 1.08배, 75~79세는 1.38배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1구간 대비 3구간에서는 음주운전이나 안전벨트 미착용은 각각 1.96배, 1.93배 높았다. 사고를 일으킨 대상도 차량 끼리가 아닌 차량 대비 고정 물체가 2.16배, 단독 사고가 2.01배 높았다.

조진성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사고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75세 이상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인지검사 결과 5만 7000명이 ‘치매우려’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인지기능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제도를 갖춰 고령 운전자 사고를 예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자 교통사고 발생률 증가 추세

우리나라 운전사고는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앞서 밝힌데로 고령자의 교통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중 75세 이상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률은 2012년 9%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6년 12%로 늘었다.

사고를 낸 고령 운전자는 대부분 남성이었고, 연령이 증가할 수록 남성 비율은 더 높아졌다. 1구간에서 남성의 비율은 72%였고, 2구간에서는 79%로 높아지고, 70~74세는 82%, 75~79세는 88%까지 높아졌다.

무엇보다 연령이 높을수록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보다는 전봇대 등 고정 물체에 부딪치는 사고율이 높았다.

게다가 노인 보행자는 교통사고 발생 시 중증 손상 위험도가 높았다. 75세 이상 노인 보행자 중 교통사고 발생률은 2012년 28%에서 2016년 34%로 크게 늘었다. 중증 손상 비율은 1구간 대비 2구간은 1.15배, 70~74세는 1.39배, 75~79세는 1.68배, 4구간은 1.82배 높았다.

조진성 교수는 “75세부터 교통사고 중증 손상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때부터 면허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령 보행자에게도 중증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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