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4차 동방경제포럼(EEF)이 지난 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동방경제 포럼이란 러시아의 세일즈 외교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각국의 대표단을 직접 만나 투자 유치를 독려하는 포럼을 의미한다. 이번 포럼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할트마긴 바툴가 몽골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 동북아 주요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기업인 등이 참석했다.

13일 포럼 공식행사 후 러시아 극동개발부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는 총 6002명의 대표단이 참여했고 그 중  60개국으로부터 온 1357명의 언론인과 러시아연방 정부 부의장 5명, 장관 11명, 연방정부 및 공기업 인사 12명, 연방지역 내 대통령 및 주지사 등 19명이 참석했다. 또한 포럼기간 중 220개 투자 협정서 서명으로 약 3조 루블의 투자실적을 올렸다.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주요논점은 러시아 극동지역 투자개발 참여 요청과 동북아 역내지역 경제협력 강화, 더 나아가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과 한반도 안정이 필수과제로 언급 되었다. 이번 포럼에서 주목되는 부문은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번 포럼에 천명이 넘는 대형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급변하는 국제관계속에 중-러 관계는 상호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합동 군사훈련 협력까지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중-러는 이번 포럼에서 동맹을 과시하고 미국이 계속 압박할 시 양국의 협력은 강화될 것으로 미국에 시그널을 보냈다고 봐야한다.

차윤호 논설위원(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러시아연방변호사).

특히 이번 포럼에서 주목받는 부문은 한국과 한국 기업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중국과 일본 기업들이 앞 다투어 경쟁하듯이 러시아 연해주에 큰 관심을 가지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공무원은 보이고 한국기업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수 십 년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있어서 협정 의향서 체결 등 실적 내기용 경제협력만 해오지 않았나 돌이켜 봐야 할 시간이다. 우리 정부는 수 년 동안 한-러 간에 경제협력 논의 때마다 9개 다리(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분야) 경제협력을 외치고 있지만 러시아 투자환경 탓과 북한 문제를 핑계로 항상 제자리 뛰기기 식 경제협력만 해온 것은 아닌지 복기 해 볼 때다.

푸틴 대통령은 포럼에서 “한-러 양국은 전통적으로 경제 무역협력을 중시하고 있고 작년에 우리 무역량은 27%정도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 8%정도 증가했다고”고 언급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및 자유항 제도의 법제화 등 러시아 극동 연해주 투자환경이 날로 좋아지고 있고 국제 기준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이 극동 연해주 투자에 큰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포럼 기간 중 푸틴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통해 지난 6월 한-러 정상회담 주요 합의 이행사항 점검과 한-러 간의 관심사인 9개 다리(9-bridge) 분야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요청했다. 또한 포럼기간 중 각국 정상들과의 다자 회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우리정부는 한-러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량을 50%, 인적교류는 100%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행히 이번 포럼에서 '롯데상사'의 연해주 농축산분야 유제품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 협정서와 'LS Networks'의 농화학분야 클러스트 투자협약서 서명을 포함하여 한국의 중소기업인 '코루에너지가스' 회사가 러시아 극동개발부로부터 공식 초청받아 지난 11일 러시아 파트너사와 한-러 합작으로 연해주에 LPG가스 공동사업에 대한 서명식을 가졌다.

“상기 프로젝트는 한-러 간에 논의되고 있는 9개 다리 사업 중 첫 성공사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양국 간 경제협력 사업에 있어서 교두보가 될 것이다”라고 양국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또한 포럼 관계자는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연해주에 경제특구 지정과 자유항 제도를 법제화 했고, 지금까지 4차례 포럼을 통해 이미 중국과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큰 관심을 가지며 극동지역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제라도 우리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의 기회를 잘 살려 한-러 간에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기업과 젊은이들이 대륙으로 진출해 곧 다가올지도 모를 통일한국의 미래를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해양경제를 넘어 대륙으로 진출해 대륙경제에 눈을 돌릴 때다.

글 : 차윤호 논설위원(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러시아연방변호사)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