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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링요트, 한강의 얼음 깨고 출항

기사승인 2018.01.15  17: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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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럽요트마스터)

[뉴스인] 김동석 기자 = “엔진 온!(On) 기어중립! 전후좌우 이상 무!”

지난 13일 오전 10시. 영하의 날씨로 꽁꽁 얼어붙은 서울 여의도 서울요트마리나. 잔설이 깔린 폰툰(pontoon, 계류시설)에 구호소리가 울려 퍼진다. 5명의 사내들이 요트 출항 준비중. 이들은 세일링요트 이론 교육을 마친 뒤, 서툰 솜씨로 요트의 닻줄을 풀고 요트에 올랐다. 이들은 왜 이 한겨울 한강을 찾아 요트에 오른 것일까?

아직은 무명배우인 차예준(33) 씨는 하얀 입김을 품으며 말한다. "저희는 요트 조종면허를 준비 중입니다. 요트 조종 면허를 따서 스키퍼(요트선장)를 할 겁니다. 지금 배우 일을 하고 있으니까 주말에 스키퍼 봉사활동도 하고 나중엔 제 배를 사서 요트 사업을 하고 싶어서요."

"저는 대기업에 다니는데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 저만의 휴식공간이 필요해요. 요트를 처음 타보고는 '아아, 나는 이렇게 행복하려고 태어난 것이로군!'하고 무릎을 쳤지요. 흔들리는 요트에서 강바람맞으며 조용한 시간을 보냅니다. 아내에게는 노후 준비라고 말했어요. 저도 요트 면허 따서 나중에 요트 사업을 하고 싶거든요." 대기업계열 중견 사원 김진영(39) 씨는 이렇게 포부를 밝힌다.

"화장품 관련 세일즈 일을 하고 있습니다. 3~6명의 소규모 회의를 주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앞으로는 요트를 빌려서 배에서 모이려구요. 요트 교육이나 대여 비용이 생각보다 저렴하네요. 제 비즈니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려는 계획입니다."라고 김병찬(33) 씨는 말했다.

"요트를 배워 여자친구 태워줄 겁니다. 요트에 태우고 프로포즈 할 건데 받아줄 때까지 안 내려주려고요. 나중에 가족들을 태우고 가까운 섬으로 여행하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이들 중 막내인 임용석씨(28)는 "근데 아직 여친이 없다"며 웃는다.

이들을 지도하는 (사)한국해양교육협회의 김도훈 이사는 "이제 국민소득 3만불 시대입니다. 해양레저 스포츠의 시기가 온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요트 한시간 타는데 1만5000원이고, 이런 장소가 서울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잘 몰라요. 요트 바닥에는 킬(Keel)이라는 쇳덩이가 달려있어 오뚜기처럼 복원력이 강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배죠. 이렇게 젊은이들에게 요트조종사(스키퍼)의 꿈을 심어 준다는 것에 무한한 기쁨과 자부심을 느낍니다"라고 전했다.

(사진=클럽요트마스터)

미국의 경우 인구 17명당 요트 1척이다. 한국은 인구 1만1700명당 요트 한 척. 0.14%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700배의 성장 가능성을 가졌다. 이들 교육생들을 모은 것은 '클럽요트마스터'의 캡틴 김명기(56)씨.

"바스코다가마를 아세요? 지구가 평평하고 끝에는 거대한 낭떠러지가 있다고 믿던 중세에 용감한 뱃사람들이 대항해시대를 열었어요. 그들은 목숨을 걸고 항해해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과 신대륙들을 발견했죠. 그런데 그때 우리는 항해술에 뒤처져 식민지로 전락했어요. 이젠 우주시대죠. 배를 뒤집어 놓은게 비행기입니다. 항해술은 우주 항공기술과 직결됩니다. 항공술(aeronautics)이란 단어의 어원은 '공기 속을 항해하는 기술'의 의미로 어원집에는 주로 'sail'로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나부끼는 깃발과 함께 항해하는 모습'이죠. 서둘러 청소년들에게 항해술과 요트를 지도해야 합니다. 이들이 우주시대를 열 거니까요. 또 다시 기회를 놓쳐 우주시대 식민지가 될 수는 없죠. 국민 모두 누구나 아주 쉽게 요트를 만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조선업계가 불황이라고 한다. 세계 최초로 철갑선을 만든 우수한 민족인 우리가 왜 그랬을까. 그것은 국민 모두가 즐기는 요트와 같은 소형 선박 개발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트산업은 교육, 중소형 조선, 관광, 레저, 힐링, 어촌 개발 등을 아우르는 첨단 융복합 5차산업이다. 바로 차세대 먹거리인 것이다.

전국 지자체들의 지원사업도 활발하다. 요트 산업은 창업과 일자리 창출의 복주머니다. 각기 다른 듯 닮은 꿈을 지닌 5명의 사내들은 영하의 바람을 세일(돛)에 담고 한강의 물살을 가른다. 미래로 출항하는 2018년 첫 항해다.

김동석 기자 ▶기사제보 newsin@newsin.co.kr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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