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뉴스인] 이호국 = 방대한 대륙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 중 하나인 부르키나파소.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넓은 이 나라의 수도 와가두구는 어떤 모습일까. 너무 달라 보이지만 어찌 보면 다 같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기도 하다.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를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와가두구에 첫발을 내디디면 만나는 풍경. 부르키나파소는 전국 대부분이 지구에서 가장 급속하게 사막화가 진행되는 사헬 지대에 속해 있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강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다. 와가두구에서 조금 걸어 다닌다면 어느새 흙먼지를 뒤집어쓴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문을 열기 전 이른 아침의 식당 겸 선술집에서 'youki(유키)' 간판이 눈에 띈다.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진출한 탄산음료 브랜드인 유키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면 좋을 품목이다. 가끔 괴상망측한 맛의 음료수도 있지만 쌉싸름하고도 달콤한 유키 토닉은 누구나 즐겨 마실 수 있다.

아침 출근길에 항상 반겨주는 아이들. 외국인이 오가는 것이 신기했는지 매일 아침 신나게 손을 흔들어준다. 한참 손을 흔들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금세 긴장해서 표정이 굳는다.

포장도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포장도로라고 해도 흙먼지가 쌓여있을 뿐이다.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것이 오토바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복잡한 길을 척척 통과해나간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오토바이를 타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차에서 내릴 때 문에 묻은 흙먼지를 보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밤이 되면 사람들은 식당 맞은편에 삼삼오오 모여 맥주 한잔을 들이킨다. 밤에 와가두구에 도착해 이런 광경을 보면 강릉 바닷가의 풍경이 떠오른다. 백사장의 모래 대신 사헬의 적토가 발을 간지럽히고, 바다의 짠내 대신 짙은 흙 향기가 날 뿐이다.

시장의 가게 주인 딸. 우리는 가게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아이는 우리를 구경했다. 문틈으로 엿보면서도 수줍음이 많은지 인사를 하면 부리나케 도망간다. 그러면서도 긴 생머리가 신기했는지 슬며시 손 내밀어 만져보기도 한다. 가게를 나올 땐 어느새 친해져 있었다. 아이들과 노는데 언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듯하다.

사진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사진이 보여주는 것은 작가의 시각과 독자의 해석뿐이다. 해석의 여지는 언제나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