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지중해의 이민 경로 (출처= UNICEF/ BBC.COM)

[뉴스인] 최재은 = 이제는 역사책에서만 배울 줄 알았던 노예 경매가 21세기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믿고 싶지 않지만 CNN이 입수한 리비아 노예 경매시장 영상이 지난 11월 14일 공개되었다.

“800부터 시작합니다. 900…1000…1100…팔렸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한화로 90만원가량 되는 값에 청년 두 명이 판매되었다. 판매자는 청년들을 “땅을 잘 파는, 농장 일에 적합한 크고 힘센 소년들”이라고 소개하며 그들을 농장 노동자로 팔아넘겼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 위치한 노예 시장을 방문한 CNN 팀은 12명가량의 남성이 팔리는 것을 목격하였으며, 리비아 내 9개 지역에서 이러한 노예 시장이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전한 바와 같이 “지독한 인권 유린이자 반(反)인륜 범죄”인 노예 경매가 현대판으로 왜 부활한 것일까.

노예로 팔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난민이거나 이민자들이다. 내전 등 분쟁을 피하여, 더 나은 기회를 꿈꾸며 유럽행을 택한 난민들은 리비아를 통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최근 더 엄격해진 난민 단속 조치로 인해 유럽행 보트를 타기도 전에 밀수꾼들의 노예가 되고 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밀수꾼들로부터 심각한 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족의 도움 등으로 밀수꾼들에게 몸값을 지불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그러지 못할 경우 노예로 팔리게 되는 것이다.

리비아 난민캠프에서 지내는 아이들 (출처= UNICEF/ROMENZI)

사람을 사고 파는 노예시장이 21세기에도 현존한다는 사실이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지만, 이러한 인신매매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난민의 수가 늘어나며 이러한 문제는 악화되고 있다. 올해 1~3월, 3개월 동안 리비아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가려던 난민만 해도 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8000명 늘었다.

늘어나는 난민 중에는 어린이들도 포함되며, 그들 역시 심한 학대와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이민길에 오른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행하는 부모가 없으며 많은 수가 인신매매, 폭력, 성폭력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과 긴급성이 고조되고 있다.

CNN은 해당 동영상을 리비아 측에 넘기며 조사를 요청한 반면, 리비아 외교관들은 리비아의 이미지를 더럽히기 위해 만들어진 영상이라며 반발했다. 만약 영상이 조작된 것이라고 해도 난민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현안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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