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중국의 한 전시회에서 아프리카 사람을 동물에 비유한 사진을 전시해 빈축을 샀다. (출처=dailymail.co.uk)

[뉴스인] 이세진 =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열린 한 전시회가 전 세계의 빈축을 사며 막을 내렸다. ‘이것이 아프리카다(This is Africa)’라는 특별 기획전은 중국인 사진가 위 후이핑 씨가 지난 10년 간 아프리카를 오가며 찍은 사진을 전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인종차별적이라며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문제를 제기했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전 세계 매체와 네티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작가는 인종차별 의도 없이 좋은 의미를 담은 전시회라고 주장했지만 과연 이 사진들이 작가의 작품세계로 용인될 수 있는 것일까.

중국의 한 전시회에서 아프리카 사람을 동물에 비유한 사진을 전시해 빈축을 샀다. (출처=dailymail.co.uk)

◇ 아직도 만연한 인종차별

최근 이슈가 된 전시회는 위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지난달 말 열렸다. 아프리카인의 얼굴을 침팬지, 개코원숭이, 고릴라 등 유인원을 비롯해 치타, 기린, 코끼리 등 야생돌물의 얼굴과 비교해 전시했다. 이후 ‘이것이 아프리카다’ 전시를 관람하러 왔던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인스타그램에 전시회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전시회 측은 입장과 설명을 내놓았지만 이 남성은 공개적인 사과를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이 남성이 올린 영상과 사진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BBC 등 유명 매체들도 이 사건을 기사로 다루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한 세제 업체가 흑인 남성이 세제와 함께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오자 밝은 색 피부의 동양인으로 변해 나오는 내용으로 TV광고를 만들어 논란을 일으켰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에서도 몇 해 전 ‘디스 아프리카(This Africa)’라는 담배 제품의 광고에 의인화 한 원숭이를 포장과 광고에 넣어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지난 3월 21일 UN지정 인종차별철폐의 날 기념대회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인종차별과 혐오, 힘껏 날려버려요"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www.mwtv.kr)

◇ 세계시민으로서 자질 갖추기

우리는 인권존중과 비차별을 국제발전목표로 삼고 있는 21세기에도 이런 인종차별적인 광고와 창작물이 계속 나오는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중국에는 한족이라는 다수민족이 존재하고 한국도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또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외국인을 자주 접할 일이 없기 때문에 낯설고 불편하다고 느끼기도 할 것이다.

매체에서의 이미지 때문에 인종 선입견이 생기기도 하고,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해 외국인 이민자들에게 비우호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미 수백만을 넘어선 국내 거주 외국인들은 나와 무관한 타인이 아니라 협력하고 공존해야 할 존재가 되었다. 중국 또한 국제무대에서 점차 큰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인 만큼 인종 감수성(racial sensitivities)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유엔특별조사관에서 심각한 수준의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보고했던 한국은 최근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교통에서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의 옆 좌석에는 앉지 않는다거나, 인종차별을 고려하지 않고 무관심하게 차별적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번 중국의 전시회 사건을 계기로 우리도 다시 한번 무관심과 무지를 경계하고 선진적인 의식과 삶의 태도를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주치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관련 이슈들에 대해 21세기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자질을 갖추는 과정으로 여기고 치열한 고민과 변화를 나 자신부터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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