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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술자리 욕설? "할 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

기사승인 2017.10.12  11: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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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서울의 한 횟집,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삼삼오오 자리를 잡은 정겨운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른들은 맥주로, 아이들은 음료수로 건배를 한다. 가벼운 반주가 함께하는 식사는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한다. 그런데 이 분위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소리가 있다. 근처 테이블에서 점점 크게 들려오는 술에 취한 남성들의 거친 욕설이다. 옆 테이블에 앉은 30대로 보이는 두 남성, 그리고 그 뒤로 50~60대의 남성 네 명이 앉은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두 남성은 마치 욕설 경연대회 결선을 치르는 것 같다. 한 사람이 쉴 틈 없이 욕을 하면 상대방은 더 심한 욕으로 즉각 대응한다. 네 명이 앉은 테이블은 더 가관이다.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한 남성만 끊임없이 욕으로 설교를 하고, 나머지 세 명은 시선을 피하며 듣는 척만 한다. 이 상황이 이어지는 동안 옆에서 식사 중인 선량한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서둘러 식사를 마치려고 한다.          

‘꼴불견’이라는 단어가 있다.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우습고 거슬린다는 뜻이다. 그 설명에 아주 잘 맞는 상황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며 큰소리로 욕설을 하는 사람들이다. 드물게 여성도 있지만 대부분은 남성이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런 장면을 당당히 연출하는 남성들을 어렵지 않게 주위에서 만날 수 있다.

혹시나 공공장소에서 자신 있게 욕설을 하거나 큰 소리로 떠들 수 있는 것을 ‘용기’ 또는 ‘강함’이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것을 멋지다거나 강해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주위 사람들이 피하는 것은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라는 것을 설마 모르는 것일까?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Voltaire)는 “사람들은 할 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는 말을 남겼다. 상대방과 온전한 대화가 가능한 자신의 철학, 이성, 지식, 경험, 생각 등이 소진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말이 아닌 욕설을 쏟아낸다는 의미일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다.

그러나 그들이 머리에 든 것이 없고 불쌍하다고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큰소리로 떠드는 욕설은 주변 사람에게 모욕감과 불쾌감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법익을 해하는 범죄다. 비난받아 마땅하고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한 불법행위가 아무런 제재 없이 용인되는 사회는 우리 모두가 벗어나고 싶은 사회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식당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하는 행동을 엄격하게 제재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본 식당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심한 욕설로 주변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며, 이를 위반 시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등 행정조치가 가능하도록 관련법이나 지역 조례 등을 제정하는 방안, 또는 흡연을 금지한다는 ‘금연건물’ 표시처럼 욕설을 금지한다는 ‘금욕건물’ 같은 표시를 건물 내외에 부착하는 것은 어떨까?

이에 앞서 식당 주인에게는 주위 사람이 심한 불쾌감을 느끼기 전에 적절한 수단으로 그들의 무분별한 욕설을 중지시킬 의무가 있음을 주지시킬 법적 근거도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술자리에서는 그럴 수 있다’라는 말은 하지 말자. 그것은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술에 취한 사람의 ‘갑질’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도 안 된다. 욕설을 중지할 것을 당당히 요구하고, 그 요구를 겸허히 수용할 수 있는 건전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허영훈 기자 ▶기사제보 newsin@newsin.co.kr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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