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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실례합니다'라는 말은 어렵지 않다

기사승인 2017.09.14  14: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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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사람을 뽑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엇일까? 외모, 실력, 경험, 가치관 등 여러 분야의 체크포인트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는 것이다. 됨됨이는 사람으로서 지니고 있는 품성이나 인격을 말한다. 그런데 그것은 서류전형이나 인터뷰 현장에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 됨됨이는 어디서 드러나는가? 의외로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관을 상상해보자. 지정된 좌석에 앉기 위해 이미 앉아있는 관람객의 무릎을 스치며 안쪽 자리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필요한 한마디는 무엇일까? 영어의 ‘익스큐즈 미(Excuse me)’ 또는 일본어의 ‘쓰미마생(すみません)’과 같은 의미의 ‘실례합니다’이다.

‘실례하다’라는 표현은 말이나 행동이 예의에서 벗어남을 뜻하며 보통은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인사로 쓰인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러한 표현을 쓰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런 습관이고 문화다.

미국이나 일본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국인들에게서 ‘실례합니다’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장소가 승강기다. 문이 열리고 승강기 안으로 들어오는 그들은 대부분 낯선 사람에게도 가벼운 눈빛의 인사를 건네거나 이런 표현을 한다.

우리나라 역시 ‘실례합니다’라는 말은 빈번하게 쓰인다.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타고 있는 승강기의 문이 열리면 “실례합니다”라는 말을 하고 승강기 안으로 들어간다. 만원인 버스나 지하철에서 사람들 사이로 내릴 때도 “실례합니다. 내리겠습니다”라고 말을 한다.

낯선 사람에게 길을 물을 때도 “실례하지만”으로 말문을 연다. 이렇듯 ‘실례합니다’는 우리가 평소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무릎을 ‘탁’ 치고 들어가면서도 아무 말 없이 안쪽 자리에 앉는 사람들, 닫히는 승강기 문을 버튼으로 다시 열고 들어가면서도 전혀 어색한 기색 없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 버스나 지하철에서 말 한마디 없이 사람들을 거칠게 밀어내며 내리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도 많다.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려는 기본적인 매너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앞서 언급한 됨됨이가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됨됨이를 가르치는 학교교육의 부재이자 가정교육의 부재일 수도 있다.

양해를 구하는 상황에서의 짧은 한마디는 사실 교육에 앞서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평소 경험하며 느낄 수 있는 어른들의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어른들에게조차 올바른 ‘실례합니다’ 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양해를 구하기 위한 한마디, 그리고 너무나 쉬운 이야기라 아무도 가르치지 않고 배우려하지 않는 ‘실례합니다’라는 말을 이제부터 우리 모두가 새롭게 인식하고 생활화하는 것에 함께 노력해보면 어떨까?

‘실례합니다’ ‘실례해도 될까요?’ ‘실례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고 어색하지 않은 사회라면 사람들 관계에서 발생하는 기본적인 갈등이 조금은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허영훈 기자 ▶기사제보 newsin@newsin.co.kr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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