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칼럼] 공연 초대권, 잃는 것이 더 많다

기사승인 2017.08.31  11:27:04

공유
default_news_ad1
(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음악회나 뮤지컬 등 공연제작사가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가장 먼저 근심에 빠지는 것은 ‘관객이 얼마나 오느냐’다. 더 정확히는 ‘유료관객이 몇 명이나 입장하느냐’다. 그렇다고 유료관객만 모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객석을 채워야 그 그림에 힘입어 다른 관객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때문에 할인과 초대를 적절히 섞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보니 배우 할인이라는 명분으로 반값의 입장권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공연애호가들의 단체관람을 유도하는 큰 폭의 할인 입장권도 탄생한다. 입장권 판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프리뷰 할인, 신용카드 할인, 커플 할인, 직장인 할인, 리멤버 할인 등 10~30% 정도의 각종 할인이 주어지기 때문에 할인율은 최대 60%가 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일정 수량의 초대권을 무상으로 협찬하기도 하고, 공연 날짜에 임박해서는 기획사 초대로 적지 않은 수량의 초대권이 뿌려지는 것이 다반사다.

그나마 연극과 뮤지컬 등 대중적인 공연은 초대에 있어 사정이 좀 낫다. 클래식 분야의 귀국독주회나 대학원생들의 국악 독주회 같은 경우는 대부분 입장료가 1만~4만원대로 포스터에 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유명세를 탄 연주자가 아닌 이상 그 돈을 내고 독주회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관객은 거의 없어 가족이나 지인을 최대한 초대해 객석을 채우는 것에 열을 올리게 된다.

이런 독주회를 수익을 생각하고 무대에 올리는 공연기획사는 사실상 없다. 결국 연주자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나 지역 문화재단 등의 지원사업에 앞다투어 공모하게 되고 지원이 확정된 후에야 기획사에 대행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초대권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들은 여러 부작용을 양산해왔다. 공연 제작사들은 투입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당초 정해진 입장료보다 가격을 더 올려서 할인율을 더 높게 가져가거나 고액의 VIP 좌석을 만들어서 입장권에 제시된 금액에 인원수를 곱한 금액으로 기업의 후원을 유도하려했다. 관객들은 정상가는 나 몰라라 하고 온라인 발품을 팔아 어떻게 해서든 초대권을 구하거나 할인권을 구하려고 애를 썼다.

그렇다보니 인터넷과 SNS에서는 공연애호가들의 커뮤니티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불어났다. 결국 이 모든 행위들은 어떤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제작비용을 보존하고 객석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공연을 하려는 자’의 절박함과, 무조건 싸게 또는 공짜로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공연을 보려는 자’의 이해관계가 철저하게 결합된 공연계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초대권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발생한다. 유명한 공연을 제외하고는 통상 30~40% 이상 초대가 발생하는데, 초대좌석이 많이 비는 경우다. 분명히 온다고 해서 초대권을 마련했는데, 사전에 아무 연락 없이 공연을 보러오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특히 VIP를 위한 좌석은 무대에서 출연자들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인데도 단체로 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왜 이런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것일까.

공연문화, 특히 초대권 문화가 우리사회에 올바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좋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돈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해야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간과하고 있다. 독주회에 참석하는 지인들은 내가 가서 봐주는 것만 해도 연주자는 고마워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한 번 본 공연을 다시 보는 관객들에게는 당연히 할인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스스로 초대권을 남발하는 공연제작사도 있다. 인기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은 예매보다 먼저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라도 초대권을 구하려는 생각부터 한다.

공연초대권은 비어 있는 객석을 채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들 믿고 초대권을 만들거나 구하려고 한다. 과연 그것이 건전한 공연문화를 만드는 데 정말 필요한 것인가?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지금까지 우리는 서로를 속고 속이며 살아 온 것은 아닐까.

정당한 가격으로 입장권을 발행하고, 그 가격을 당당히 지불하고 입장권을 구입하는 올바른 문화가 만들어질 수는 없을까. 사회 전반에 적폐청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이때에 잃는 것이 더 많은 공연초대권을 없애려는 사회공동의 인식과 움직임이 필요하다.

허영훈 기자 ▶기사제보 newsin@newsin.co.kr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etImage2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