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케냐 차이 티 (사진=thriftanistainthecity.com)

[뉴스인] 최재은 = 케냐라는 나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마사이족, 초원, 육상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커피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 케냐 커피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깊고 진한 향미와 과일과 같은 산미를 내는 케냐 커피는 커피 전문가들이 가장 즐겨 찾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세계적인 커피를 자랑하는 케냐인들은 정작 케냐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케냐가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 영국의 차 문화가 케냐로 들어왔다. 그때부터 케냐인들은 차를 즐겨 마시게 되었는데, 케냐 원두를 재배하는 사람들도 커피 대신 차로 하루를 시작할 만큼 차 문화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

케냐에서는 차에 주로 우유와 설탕을 타서 마신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차가운 물에 차잎, 우유, 다량의 설탕을 넣어 함께 끓여 마신다고 한다. 좀 더 저렴한 차를 찾을 때는 차이 카부(chai kavu)라는 차를 마시는데, 간단히 우유를 넣지 않은 홍차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차이(chai)라는 단어는 스와힐리어로 차라는 뜻이다. 그래서 차이티(chai tea)라고 한다면 ‘차차’라고 말하는 것이 된다.

케냐 사람들이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수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케냐에서 재배된 대부분의 원두는 수출을 위해 저장되고 일부 소량만 케냐 시장에서 판매됐다. 케냐에서 원두 재배가 시작된 것이 100년이 넘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항과 식당에서는 인스턴트커피가 제공될 정도여서, 실제로 케냐를 방문한 지인들이 케냐에서 제대로 된 커피를 맛보지 못했다고 실망하곤 했다.

나이로비 자바하우스. (사진=hapakenya.com)

최근에는 케냐에도 서양스타일의 카페가 많이 생겨서 케냐에서도 케냐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됐다. 1999년에 수도인 나이로비에 문을 연 자바 하우스(Java House)는 다른 지역에도 지점을 낼 정도로 확산됐다.

현재는 자바 하우스 외에도 케냐 원두를 판매하는 여러 카페들이 생겨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공항에서도 맛 좋은 케냐 커피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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