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지난해 문을 연 케냐 나이로비의 ‘더허브카렌’ 쇼핑몰 (출처=capitalfm.co.ke)

[뉴스인] 최재은 = “한국 사람? 그럼 수학 잘하겠네!”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가장 많이 들은 한국인에 대한 일반화가 아닐까 싶다. 케냐에서 온 조셉이라는 친구는 “너 잘 뛰겠다!”라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실제로도 잘 뛰었고 나는 수학에 뛰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다르지만 말이다.

◇ 일반화의 한계

조셉과 타국 생활의 고충과 고향 얘기를 펼쳐놓는 동안 새로운 점도 많았지만 어느 순간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떠올리는 굶주린 아이들이 많은 아프리카의 모습은 적어도 케냐에서만큼은 사실이었다. 조셉도 길거리 생활을 하다 우연히 만난 미국인의 후원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친구였다. 케냐의 많은 지역이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고 다른 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케냐에도 부유한 지역들이 있으며, 어떤 곳은 유럽과 비슷하고, 어떤 곳은 미국보다 더 발전한 곳도 있다는 것이었다. 조셉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보다도 나의 무지(?)가 나를 더 놀라게 한 것 같다.

아프리카는 다양한 나라로 이뤄져 있고, 많이 발전하고 있기에 일반화해서는 안되지만 여전히 머릿속으로는 그들을 한정시키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발전했어도 미국이나 유럽 같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다른 모습, 같은 속사정

도움을 받는 케냐나 원조를 주는 한국과 미국 모두 교육환경 차이에서 오는 빈익빈부익부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한국과 미국 생활에서 모두 느낀 것은 가난이 부족한 교육 환경을 낳고 부족한 교육이 또 다른 가난을 낳는다는 것이었다.

조셉이 말해준 케냐도 같은 상황이었다. 케냐는 8학년까지만 공교육을 지원하고 그 이후 고등학교부터는 무상교육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많은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학업을 멈추게 되고, 부유한 아이들만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정부에서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지만 혜택을 받는 아이들은 극소수인데다 시험점수를 기준으로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들은 수혜자가 될 확률이 더욱 낮아진다. 무료인 공교육의 질은 높지 않아 사교육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높은 점수를 내기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각각 다른 대륙에 있는 먼 나라들이지만 내부에서 발생하는 교육 기회의 차이와 영향력은 동일하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우리는 어디서든 교육에 힘써야 할 이유가 더 뚜렷해진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